가면은 얼굴을 가려 변장이나 방호(防護),호신(護身) 등의 특정한 목적과 용도로 쓰이며 또한 동물, 초자연적인 존재(神)를 표현하는 가장성을 갖는다. 넓은 의미로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방한ㆍ방독ㆍ방호적인 측면까지 포함시키고는 있으나 대개의 경우는 토속적ㆍ연극적 가면을 뜻하며 상징(象徵, simbol)과 표정(表情, expression)두 가지 요소로 환원되는 조형 예술품이다. 가면은 한자로는 면(面),면구(面具), 가수(假首),가두(假頭),가면(假面),대면(代面,大面)등으로 표기한다. 우리말로는 탈, 탈박, 탈바가지, 광대, 초라니라 불러 왔으나 현재는 일반적으로 탈이라 통칭되고 있다. 가면을 사용한 것은 원시시대부터인 것으로 추정되는데 처음에는 수렵 생활을 하던 원시인들이 수렵 대상물인 동물에게 접근하기 위한 위장면(僞裝面)으로, 뒤에는 살상한 동물의 영혼을 위로하며 또한 그 주술력을 몸에 지니기 위한 주술적 목적에서 비롯하여 점차 종교적의식과 민족 신앙의 의식용으로 변모, 발전되었다.
2. 봉산탈춤의 유래
봉산탈춤은 해서 즉 황해도 일대에 분포되어온 탈춤 중의 하나이다. 이 해서 탈춤의 분포를 보면 사리원과 봉산을 중심으로 황주와 서쪽 평야지대인 안악․재령․신천․장연․송화․은율들지의 탈춤과, 동남쪽 평야지대인 기린․신원․서흥․평산․신막등지의 탈춤과, 해안지대로는 해주․강령․옹진․송림․추화․금산․연백등지의 탈춤으로 크게 셋으로 구분 할 수 있다. 5일장이 서던 거의 모든 장터에서 탈꾼들을 초빙하여 1년에 한 번씩은 놀았다고 한다. 이러한 분포로 보아 해서 탈춤은 거의 황해도 전역에서 놀던 탈춤이다. 그 중에서 특히 봉산탈춤은 대표격이라 할 수 있는데 이는 19세기말에서 20세기초의 일이며 특히 일제 시대에 와서 널리 공연되었다. 봉산탈춤은 원래 봉산 구읍 경수대- 지금의 봉산군 동선면 길양리에서 연희되었으나, 1915년경 군청 등 행정기관이 사리원으로 옮겨가고, 경의선철도가 개통되자 이 놀이도 사리원으로 옮겨져 경암산 아래에서 행해졌다. 봉산탈춤의 주제는 양주별산대놀이와 별 차이가 없으며, ①벽사의 의식무와 굿 ②파계승에 대한 풍자 ③양반에 대한 모욕 ④남녀의 대립과 갈등 ⑤서민생황의 실상 등을 보이는 놀이로 요약할 수 있겠다.
3. 봉산탈춤의 특징
황해도 탈춤은 그 탈, 의상, 춤, 대사등의 유형으로 보아 봉산탈춤형과 해주탈춤형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봉산탈춤의 연출형식도 이른바 삼현육각으로 연주되는 염불. 타령. 굿거리곡에 맞추어 추는 춤이 주가 되고 여기에 몸짓과 동작 그리고 재담과 노래가 따르는 탈춤으로, 가무적부분과 연극적부분으로 구성을 크게 나눌 수 있다. 춤은 활발하며, 장삼 소매를 휘어잡고 뿌리거나 한삼을 경쾌하게 휘뿌리면서도 팔을 빠른 사위로 굽혔다 폈다 하는 깨끼춤이 기본이 된다. 목중춤은 도무(跳舞)로서 모닥불 우리를 뛰어넘는 것으로 장기를 자랑했는데, 이것은 대륙에서 전래한 건무의 영향을 상정케 한다. 연희자는 모두 남자였고, 그것도 그 지방 이속들이었으므로 사회적으로 그리 천시되지 않았고, 그 연기가 세습되어 왔는데, 1920년대에 들어서 기생 조합이 생긴 후로 남자 대신 기생들이 상좌와 소무를 맡게 되었다고 한다. 봉산탈춤에 사용되는 가면은 종이탈이며 그 종류는 약16가지이다. 모두34역(역할)이나 겸용이 많아 가면은 26개가 사용된다. 봉산탈춤은 1967년 중요무형문화재 제17호로 지정되었다.
4. 봉산탈춤의 구성
황해도 탈춤은 그 가면․의상․춤․대사 등의 유형으로 보아, 기린․서흥․봉산․황주․재령․신천 및 안악 등지의 탈춤을 대표하는 봉산 탈춤형과 용진․강령 및 해주 등지의 탈춤을 대표하는 해주 탈출형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봉산탈춤형을 대표하는 봉산탈춤의 연희 형태도 해주 탈춤형과 같아서 피리․젓대․북․장구․해금으로 구성된 이른바 삼현육각으로 연주되는 염불․타령․굿거리곡에 맞추어춤이 주가 된다. 여기에 몸짓과 동작, 재담과 노래가 따르는 가면무극으로 가무적 부분과 연극적 부분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그 춤은 중부지방에 전해 오는 양주별산대놀이춤이나, 느린 사위로 긴 장삼 소매를 고개 너머로 휘두르는 동작의 해주탈춤형의 장삼춤에 비하여 활발하며, 장삼소매를 휘어잡고 뿌리거나 한삼을 경쾌하게 휘뿌리면서 두 팔을 빠른 사위로 굽혔다 폈다 하는 깨끼춤이 기본이 된다. 특히 목중춤은 오광대의 말뚝이춤과 마찬가지로 도무로서 모닥불 위를 넘어 뛰며 장기를 자랑하였으므로 대륙 전래의 건무의 영향을 상징케 한다. 춤사위의 분류는 양주별산대춤처럼 자세하지는 못하나, 팔목춤의 외사위․곱(겹)사위․양사위․만사위․취발이의 깨끼춤(깨끼리춤), 말뚝이의 두어춤(양반들을 돼지 우리 속에 몰아 넣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미얄의 궁둥이춤과 까치걸음, 팔목중의 못동춤 등의 사위 명칭이 있으며, 불림에 따라 장단을 청하고 춤을 춘다. 특히 팔목춤은 그 귀면형의 탈과 함께 둘째 목중이 등장하여 첫째 목중을 때려서 쫓는 식으로 반복하는 등 퇴장 형식은 벽사무의 모습을 남긴 것같이 생각된다. 봉산탈춤은 그 내용으로 보아 크게 7과장으로 나뉘어지는데, 각 과장의 구분은 그리 엄격하지가 않다. 그리고 각과장도 주제별로 된 몇 개의 이야기가 나열되어 한 테두리 속에 들어 있다. 봉산탈춤의 각 과장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이 탈춤은 본격적인 탈놀이에 들어가기 전 길놀이로부터 시작된다. 악사의 주악을 선두로 사자 ․말뚝이 ․취발이 ․포도부장 ․소무 ․양반 ․상좌 ․노장 ․남강노인의 순으로 열을 지어 읍내를 일주하는데, 원숭이가 앞뒤로 뛰어다니며 장난한다. 길놀이가 끝나면 봉산탈춤의 중흥자(中興者)인 안초목을 위령(慰靈)하는 고사를 지낸다. 해가 지면 무동(舞童)춤 ․줄타기 ․땅재주 등의 곡예와 풍물놀이로 흥을 돋구다가 밤늦게 탈춤놀이가 시작된다. 제1 사상좌(四上佐)춤마당은 4명의 상좌가 나와 4방신(四方神)에게 배례하는 의식춤을 춘다. 제2 팔목중춤마당의 첫째거리는 목중춤으로, 8명의 목중이 차례로 나와 자신들의 승려생활을 파계하는 모습을 연출한다. 둘째거리는 버꾸놀이로 목중들이 버꾸를 들고 나와 버꾸놀이하자를 벗고 놀이하자로 말하면서 서로 희롱한다. 제3 사당춤마당에서는 사당과 거사들이 함께 어울려 가면을 위로 젖혀 쓰고 놀량 ․앞산타령 ․뒷산타령 ․경발림 등의 노래를 주고받는다. 제4 노장춤마당의 첫째거리는 많이 알려진 노장춤으로 노장이 소무의 유혹에 빠져 타락하는 장면을 격조높게 풍자하였다. 둘째거리는 신장수가 등장하여 노장에게 신을 파는데, 강도로 변한 노장에게 신만 빼앗기는 장면이다. 셋째거리는 힘이 센 취발이가 노장으로부터 소무를 빼앗아 살림을 차리는 장면으로 소무는 취발이의 아이를 낳고 취발이는 아이에게 글을 가르친다. 제5 사자춤마당에서는 석가여래의 명을 받고 왔다는 사자가 노승을 꾀어 파계시킨 목중들을 혼내주는 장면이다. 제6 양반춤마당에서는 머슴인 말뚝이가 양반 3형제를 혹심하게 놀려주나 양반들은 자신들이 망신당하는 것도 모른다. 제7 미얄마당에서는 난리로 헤어졌던 영감의 첩인 덜머리집이 등장하여 미얄과 싸운다. 이어 영감은 미얄을 마구 때려죽이자 무당이 나와서 미얄의 혼백을 위로하는 굿을 하면서 탈춤 전마당이 끝난다.
5. 봉산탈춤 탈의 특징
1)특징
봉산탈춤의 가면은 모두 얼굴 전면을 덮게 되어 있으며 가면 뒤에는 탈보가 붙어 있어서 이것으로 머리를 동여매고 후두부까지 가리게 되어 있다. 가면 제작의 재료는 바가지와 종이가 제일 많이 쓰인다. 역사적으로는 종이와 나무가 많았으며, 헝겊․털․가죽․흙․대나무 등도 재료로 함께 쓰인다. 가면의 색은 청․적 ․백․흑․황색 등 오방색이 주가 된다. 그 색이 갖는 의미도 민간신앙적인 면에서 설명되기도 한다. 가령 붉은 색은 벽사색으로 쓰이는 예이며 그 밖에 중국 가면이나 일본 가면에서 흰 것은 고귀하고 착한 것을 나타내고 검은 것은 사악한 것을 나타내는 것 같은 예에서도 그 의의를 어느 정도 찾아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봉산탈춤에 사용되는 가면은 상좌4개․목중8개․거사7개(목중탈을 겸용)․노장․소무․신장수․원숭이․취발이․생원(맏양반 혹은 샌님)․서방(둘째양반)․도련님(셋째양반)․말뚝이․영감․미얄할미․덜머리집․남강노인․무당(than가면을 겸용하기도 한다)․사자로 모두 36역이 등장하나 겸용이 있어 실제 가면은 보통 27개가 사용된다.
(1) 상좌4개
가면은 흙을 빚어 만든 철형(凸形)의 가면틀 위에 종이를 여러 겹 발라 말린 다음에, 분리 시켜서(전에는 모형의 흙을 파내고)먹과 물감으로 눈, 눈썹, 코, 입 등을 그렸다. 흰 바탕에 검은 선으로 두발, 눈썹, 가장지리를 그렸으며, 입술은 붉게 칠했다. 눈과 입은 뚫렸으며 코는 막혔다. 흰 탈보가 있고, 귀는 어느 탈이나 없다.
(2) 목중 8개
원래는 팔목이 제각기 다른 특색을 가졌지만 최근에 와서 거의 동일한 것으로 퇴화한 것 같으며, 이점은 팔목춤의 춤사위도 마찬가지이다. 첫째 목중의 경우 다음과 같다. 주황색 바탕의 얼굴 하반부에 흑백 반점을 무수히 찍었고, 이마에 불과 같은 흑 2개와 미간에 2개, 양볼 아래에2개, 아래턱에1개,모두7개의 흑이 있고,혹 위에는 금지(金紙)를 발랐다. 눈썹은 흑백선으로 표시, 검은 눈동자는 튀어 나왔으며, 가장자리에서부터 금색․검은색․흰색으로 눈자위를 나타내고 검은테를 둘렀다. 입은 열리고 코는 막혔으나, 코 양쪽에 구명을 뚫어 볼 수 있게 하였다. 얼굴 둘레에 검은 종이로 머리카락처럼 선을 쳤고 검은 탈보를 담았다.
(3) 거사7개(홀애비거사 포함)
거사탈이 따로 잇는 것이 아니라, 목중탈을 겸용한다. 홀애비거사는 가마니나 거적을 말아서 괴나리봇짐 삼아 둘러멘다.
(4) 사당
소무탈을 겸용하기도 한다. 흰 저고리에 푸른 치마
(5) 노장
검푸른 바탕색에 흰점과 금색점을 눈 아래 얼굴 전면에 찍었고, 흰색으로 눈썹을 그리고 눈을 금색에 검은 선을 둘렀고, 백색으로 흰눈자위를 나타냈다. 내민 입술은 붉다. 미간에 2개, 아래턱에 3개의 혹을 만들고 금종이를 발랐다. 코와 입을 뚫렸고, 코 양쪽에 구명을 뚫어 눈 대신 볼 수 있게 하였다. 의상은 회색 장삼에 붉은 가사․백팔염주를 걸고 송낙을 썼으며 왼손에 부채를 바른손에 육환장을 든다.
(6) 소무
흰 바탕에 검은선으로 머리를 그려 가르마를 탔고, 눈썹․눈 가장자리를 그렸다. 연지, 곤지, 입술은 붉게 칠했고, 눈과 입을 뚫렸다. 의상은 한삼 달린 화려한 원삼에 붉은 치마를 잇고 큰 비녀에 족두리를 쓴다.
(7) 신장수
연한 살색 바탕에 수염과 눈썹을 그렸고, 흰색으로 눈의 흰자위를 나타냈다. 입술은 붉고 입은 뚫렸다.
(8) 원숭이
붉은 얼굴 바탕의 코밑에 무수한 흰 점 눈을 뚫렸고, 흰 데와 검은 선, 머리 가장자리에 모피로 선을 두르고 귀를 달았다.
(9) 취발이
목중과 같은 제작법이나 얼굴 길이가 제일 길고 크다. 흑이 이마에 4개, 미간에 6개, 양 입가에 2개, 턱 밑에 1개 있다. 노총각에 백발을 표시한다는 머리 위의 흰 털과 속인(俗人)인 노총각역을 나타내기 위한 이마위의 머리털(소꼬리고 만든)이 풀어져 드리운다.
(10) 생원(맏양반 혹은 샌님)
흰 얼굴에 따로 흰 털 수염과 흰 털 눈썹을 달고 콧등에(또는 그 밑에) 두 줄로 홈처럼 파인 상처가 붉은색으로 입술까지 연결되었다(창병에 걸린 것을 나타낸다고 함). 머리에 묵선으로 망건을 그렸음, 눈은 도드라지게 만들어 끝에 금종이를 발랐으며 뚫려 있고, 의상은 흰 도포(흰 장삼을 입는 것이 오랜 관례였다고 한다)와 흰 바지, 흰 행전, 왼손에 흰 부채, 오른손에 지팡이, 정자관(뿔관)을 쓴다.
(11) 서방(둘째양반)
맏양반과 같으나 콧등에서부터(혹은 코 밑이)입까지 한 줄로 깨졌다.
(12) 도련님(셋째양반)
연분홍 살색 바탕에 검은 머리를 그려 가르마를 탔고, 눈썹은 검고 입술은 붉다. 입이 왼손으로 비뚤어졌고, 눈이 뚫렸다.
(13) 말뚝이
황갈색 바탕에 검은 눈썹을 그리고, 눈은 뚫렷으며 흰자위를 그렸고, 입가 전체에 흰점을 찍었다.
(14) 미얄할미
검은 바탕색(혹은 남색)의 얼굴 전면에 흰 점과 붉은 점을 찍었다. 난간이마에 조개턱, 우묵눈이다. 눈을 뚫렸으며 흰자위 속에 금테를 돌렸다. 입술은 붉다.
(15) 영감
흰 합죽이 얼굴에 난간이마를 내밀고 개털로 만든 흰 수염, 흰 털 눈썹을 달고 눈은 금테를 돌리고 뚫려 있다.
(16) 덜머리집
흰색 바탕에 두발과 눈썹은 묵선(墨線)으로 그리고, 눈은 뚫리고 입술은 붉다. 틀어올린 머리에는 붉은 댕기를 달았다.
(17) 남강노인
흰바탕 얼굴에 흰수염, 흰 털수염을 달고 눈에 테를 돌렸다.
(18) 무당
소무가면을 겸용하기도 하며, 쾌자를 입고 손에 부채와 방울을 든다.
(19) 사자
종이와 나무로 만든다. 흰 사자가 보통이다. 눈고 눈썹, 수염 등을 그렷다. 눈동자 돌기부에 그미지를 발랐다. 입을 벌리고 흰 이르 드러내고 있으며, 머리 가장자리에 흰 갈기를 당았다. 머리 속에 손잡이가 둘 있어 조종한다. 사자탈의 높이는 54cm, 너비는 48.5cm, 사자 머리레 사자 몸뚱이를 달아 두 사람이 들어가고, 앞 사람이 머리를 잡고 뒤사람은 꼬리를 꽂아 쥔다. 붉은 혀도 따로 쥐고 내민다.
6. 탈의 제작과정
1) 과거의 과정
과거에 탈을 만들어 온 방법은 다음과 같다. 기왓장 위에 진흙으로 탈의 모형을 빚어 놓은 후, 물기가 구들꾸들 마르면 그 위에 한지(신문지)를 여러 겹 바르고, 흙이 완전히 굳기 전에 파낸다. 기왓장을 이용하는 것은 건조를 잘 시키기 위한 방법이었다. 속의 흙을 파낸 종이틀이 완전히 마르면, 칼로 코와 입을 뚫고 눈구멍은 쇠붙이를 달구어 뚫는다. 색깔은 물감이나 단청을 사용하였으며, 갑풀(아교풀)을 위에 발라 오늘날 니스의 효과를 내었다. 이렇게 하여 종이탈은 완성된다.
2) 현재의 과정
봉산 가면의 제작법은 월남한 놀이꾼 김진옥에 의해 계승되었으며, 현재는 예능보유자 김기수가 대표적인 제작자이다. 1962년부터 제작법을 익혀 온 김기수는 현대적인 도구나 기술을 응용하여 새로운 방법을 고안해내기에 이르렀다. 먼저 시도된 것이 진흙틀과 종이틀을 쉽게 분리시키기 위한 비눗물의 사용이었다. 진흙틀 위에 종이를 바르기 전에 비눗물을 많이 발라 종이가 모형 위에 붙지 않도록 함으로써 분리가 용이하도록 하였다. 1964~1965년경부터는 탈의 모형을 석고로 만들어 고정시켰다. 진흙으로 모형을 만들어 말린 후 그 위에 석고를 붓고 흙을 파내어 영구적인 틀을 완성시켰다. 석고틀은 일종의 암컷틀이라 할 수 있는데 그 속에 먼저 비눗물을 바르고, 그 위에 한지와 공업용 마분지를 여러 겹 발라 말리면 수컷틀인 종이탈의 모형이 생겨나게 된다. 이런 방식으로 원형의 변형 없이 필요한 대로 탈을 만들어낼 수 있다. 종이는 반드시 손으로 찢어 붙이고, 탈의 가장자리는 한약방에서 사용하는 작두로 자르며, 눈 코 입 등의 구명은 수술용 메스로 자름으로써 정교한 효과를 낸다. 탈의 표면에는 피지를 발라 견고성을 한층 높인다. 풀에는 방부제를 섞거나 수성본드를 사용함으로써 쥐의 피해와 곰팡이를 방지한다. 색채는 광택을 없애기 위해 페인트에 카세인을 섞어 칠하며, 금종이의 사용은 금분으로 대치하였고, 머리카락으로 사용하는 오방색지는 모두 별도로 염색하여 사용한다. 사자의 털은 예전에는 한지로 하다가 월남 이후에는 인조섬유로 바뀌었고, 1966년 이후에는 화학섬유로 대치되었다.
이렇게 하여 만들어진 탈은 가볍고 견고하여 2년 정도의 수명을 지니며, 탈 한 개를 완성하는 데 십여일이 소요된다. 탈을 불태우는 관습은 월남 이후 없어지게 되었다. 봉산탈의 전반적인 특징은 기본 재료인 종이를 매우 폭넓게 활용하여 형태나 색채면에서 조형감각이 뛰어나게 구성되어 있으며, 아울러 연극적인 상징성이 충부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상좌(4개) 소무 샌님 서방님 영감 덜머리집 무당 남강노인 원숭이 사자 등은 사실성을 기조로 한 형태이나, 이 이외의 목중(8개) 노장ㆍ 신장수ㆍ취발이ㆍ말뚝이ㆍ도련님ㆍ미얄할미 등은 기이하고 무서운 느낌을 주는 귀면성이 강하다. 특히 얼굴에 큰 혹과 굵은 주름이 있는 목중, 유독 두터운 입술을 지닌 노장, 이마에 일곱 가닥의 굵은 주름이 잇는 취발이탈 등은 종이를 이용하여 입체적이고 회화적인 조형미를 창출해낸 대표적인 경우라 하겠다. 그 밖에도 익살스런 느낌을 주는 신장수와 도련님탈, 천박하고 두려운 느김을 주는 말뚝이와 미얄할미탈 등도 괄목할 만한 특이로움이 있다. 선의 구사에 있어서도 다른 지역의 탈에서 찾기 어려운 대담성이 보인다. 목중(8개)ㆍ취발이ㆍ말뚝이ㆍ신장수탈 등의 눈썹은 흑색 백색의 선을 교차시키면서 위로 길게 늘여 놓았는데, 특히 취발이의 눈썹 길이는 안면 전체 길이의 절반을 넘는다. 불거진 눈두덩이 주변의 희고 큰 눈자위와 굵고 검은 선의 모스은 강한 생동감을 느끼게 한다. 이렇게 대담한 선의 구사는 탈을 크게 보이게 함은 물론 움직일 때 활달한 느낌을 주는 효과가 있다. 색채에 있어서도 오방색에 대한 인식이 가장 적나라하고 대담하게 표현된 경우에 속한다. 흑 ㆍ백ㆍ 적ㆍ 청ㆍ황 등 오색에서 붉은색은 주황색 연갈색으로 푸른색은 짙은 남색과 초록색으로, 노란색은 연노랑, 황금색 등으로 변이되어 있기는 하나, 안면색이나 종이로 만든 머리카락, 얼굴반점, 안면선 등에는 오색에 대한 조화가 분명하게 드러난다. 요컨데 봉산탈은 이상과 같은 형태나 선, 색채 등을 조형적으로 조화시켜 개개의 탈이 지닌 성격적 특징을 강렬하게 상징적으로 드러내고자 한 의도가 엿보인다.
3) 제작방법
(1) 가면 모양뜨기
흙으로 빚어 수컷 가면틀(모형)을 만든 다음, 그 위에 석고를 비벼 붓는다, 석고가 굳으면 흙을 파내어 분리시킨다. 그러면 암컷가면틀이 된다. 석고 암컷가면틀을 이용해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가면을 제작한다.
① 석고틀 안에 전체적으로 비눗물을 바른다. (이는 나중에 석고틀로부터 탈을 쉽게 떼어내기 위한 조치이다.) ② 석고틀 안에 한지를 붙인다. ③ 풀로 전체를 마사지 한다. ④ 마분지로 한 겹을 붙인다.(풀로 마사지 한다.) ⑤ 마분지로 13겹 정도를 붙인다.(양면 앞뒤를 번갈아가면서 붙임). ⑥ 풀로 마사지를 한 후 한지를 정리해서 바른다. ⑦ 음지에서 말린다. ⑧ 어느 정도 말랐을 대 양지로 옮겨가서 완벽하게 말린다. ⑨ 석고와 가면을 불린시킨다. ⑩ 분리된 가면을 한지로 잘 발라서 정리한다.
(2) 가면 다듬기
① 테두리를 가위로 깨끗하게 오려낸다. ② 눈ㆍ코ㆍ귀ㆍ입 윤곽 둘레를 연필로 그린다. ③ 칼(메스)로 구명을 뚫는다.
(3) 바탕 칠하기
① 아크릴 컬러(또는 유성페인트) 빨강과 노랑을 1:2의 비율로 섞는다. 그리고 검정색 한 방울을 떨어뜨려 대추빛을 만든다. ② 눈 주면을 제외하고 2~3회 덧칠한다. ③ 눈 주위는 흰색으로 칠한다. ④ 바탕색과 눈 주위의 경계를 가는 붓을 이용하여 검정색으로 그려 넣는다. ⑤ 눈동자 주위 아래 1cm를 검은색으로 그린다. ⑥ 거은 점과 흰 점을 탈의 눈 아래 부분에 골고루 배색하여 찍어 넣는다. ⑦ 튀어나온 이마의 혹 4개와 턱부분 3개 눈동자 주의 5mm정도를 금분으로 칠한다. (턱, 이마 부분 둥근 원형, 턱, 이마 중심 부분 타원). ⑧ 눈썹 부분을 5등분하여(1차 연필 사용 후) 각 부분을 검정색(2차)으로 그려 넣는다. ⑨ 5등분한 각 칸은 흰색으로 눈썹을 그 검은색 사이에 그려 넣는다.
(4) 탈보와 머리털 만들기
① 송곳으로 머리부분(이마 중시부터 눈 옆부분까지)을 2cm 간격으로 구멍을 뚫는다. ② 눈옆과 턱 좌우를 송곳으로 구명을 2개 뚫는다. ③ 오방색 남색ㆍ 흰색ㆍ 노란색ㆍ빨강색ㆍ검정색의 한지색 순서대로 포개어 탈보와 겹쳐 서 ①번의 구멍에 맞추어 꿰맨다. ④ 탈끈을 꿰맨다. ⑤ 머리를 약 2cm 간격을 유지하면서 자르고 나면 머리털처럼 나풀거린다.
설명과 밑바탕 채색에 60분 정도 소요. 눈 주위 흰색과 검은색 마킹(아이라인)하는 데 무척 어려워 함. 3/4 정도가 어려워하면서 망쳐 가고 3명 정도는 거의 손을 놓을 정도. 바탕을 꼼꼼히 칠하고 말려 놓으면 나중에 수정할 수 있다고 이야기해 줌, 오후에 내가 손을 봐서 아이라인을 마킹해 줌.
붓 2가지 필요. 흰색, 빨강/노랑/파랑 선택, 검정은 붓펜(제노 두꺼운 붓 좋음), 금색 있으면 좋다. 파레트, 물통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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